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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초록의 계절 5월이 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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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성윤 칼럼] 초록의 계절 5월이 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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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논설위원.

[예산일보] 싱그러운 초록의 계절 5월이 왔다. 산천은 나날이 푸르게 더욱 푸르게 무르익어가고 있다. 

 

오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꽃 중의 꽃 장미가 피는 계절은 햇볕도 따스하다. 장미를 많이도 사랑하고 노래했던 릴케는 장미 가시에 찔려 죽었다. 어느 날 그가 사랑했던 연인 니메트가 그를 찾아오자 자신이 손수 가꾼 장미를 그가 사랑했던 연인 니메트에게 꺾어주려다 그 만 장미 가시에 손가락을 찔리고 말았다. 

 

백혈병을 앓고 있던 릴케는 가시에 찔린 상처를 통해 세균이 번져 1926년에 51세의 나이로 죽는다. 그는 성직자를 자신의 임종 침상 자리에 들이지 않았다. 이유는 영혼의 자유로운 항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죽기 전 몇 달 동안 번역 일을 했는데 풀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가 그 작업이다. 발레리가 쓴 이 시집의 마지막 구절은 삶에 대한 의지의 노래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거대한 대기는 내 책을 펼쳤다 또 다시 닫는다.

가루가 된 파도는 바위로부터 굳세게 뛰쳐나온다.

날아가라, 온통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뛰노는 물살로 부숴 버려라

돛단배들이 먹이를 찾아다니는 이 잠잠한 지붕을!

 

하지만 릴케는 죽었다. 눈먼 손으로 그의 삶을 <해변의 묘지> 마지막 구절처럼 만져 보았지만 그 것으로 마지막이 되었다. 그는 장미를 못 잊어 죽기 1년 전 12단어의 아름다운 시를 남겼고 그 시는 그의 유언대로 아래와 같은 묘비명이 되어있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기쁨이여, 그 많은 눈꺼풀 아래에서 그 누구의 잠도 아닌 잠이여." ("Rose, oh reiner Widerspruch, Lust,. Niemande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

 

묘비명은 그 사람의 인생을 압축하는 한마디 말이다. 소설 “적(赤)과흑(黑)”으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스탕달의 묘비명은 “살았노라. 썼노라. 사랑했노라.”다. 평생을 작가로 살았던 그는 오직 쓰고, 사랑하다가 59세라는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런가 하면 그리스 소설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가 묘비명이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 내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은 두 가지 라네. 저 하늘에 빛나는 별과 내 마음 속의 도덕법이지.”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중광 스님은 "괜히 왔다 간다"다. 

 

헤밍웨이는 "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하오("Pardon me for not getting up)" 다. 버나드 쇼는 정말 오래 버티면 (나이들면) 이런 일(죽을) 생길 줄 내가 알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그의 묘비명이 "우물쭈물 살다 내 이렇게 끝날 줄 알았지."로 알려져 있다. 묘비명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의 뜻은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이다. 그런데 그걸 잊고 싸우고 다투며 잘났다고 아우성이다. 

 

장미는 오랫동안 인간의 역사와 함께했다. 질투와 사랑이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과 함께하면서 피고 졌다. 아마 그래서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됐는지도 모른다. 오월의 푸르름이 장미의 아름다운 자태와 함께 더욱 짙어 가지만 우리의 정치판은 욕망에 눈이 멀어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다. 탐욕에 눈이 멀어 제 몸 닳아 사그라지는 것도 모르며 산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시를 키우고 단단하게 해야 되는 줄만 안다. 그 가시가 자신을 찌를 수 도 있는데도 한 치 앞을 못 본 채 날뛴다. 우리의 정치판에서는 내가 누군지 모르냐고 고함치며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힘자랑을 한다. 마치 영원한 강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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